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 발사를 시작으로 인류의 우주 개발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주 개발이 시작된 이후 인류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는데요. 대표적으로는 GPS와 휴대전화의 시계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자동차에 탑재된 GPS를 이용해 전국 방방곡곡을 쉽게 다닐 수 있습니다. 우주 기술이 적용된 휴대전화의 시계는 무려 약 10만 년이 지나야만 1초의 오차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명의 발전에는 어두운 이면도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 이래로 지구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우주 개발 시대에는 '우주 쓰레기'가 인류를 위협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우주 쓰레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주 쓰레기란
우주 쓰레기는 활용 가치가 없어진 채 우주 공간을 떠도는 모든 인공 물체를 의미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이러한 인공 물체가 지구 주위를 벌레 떼처럼 돌아다닌다고 해서 'Swarm'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주 쓰레기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수명이 다 되거나 고장이 나서 떠돌이가 된 인공위성부터 위성 발사에 사용된 로켓과 그 부속품들, 우주 비행사가 분실한 각종 작업 도구까지도 우주 쓰레기라 볼 수 있습니다.
우주 개발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인류가 인공물체(우주선, 인공위성 등)를 발사한 횟수는 약 8000번입니다. 발사 횟수가 많아짐에 따라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에 인공 우주물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구 주위를 떠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요? 무게로 따지면 약 5천 톤 이상, 크기로 따지면 10cm 이상인 것들은 약 4만 개 이상, 관측이 거의 불가능한 1cm 미만인 것들은 무려 3억 3천만 개 이상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케슬러 증후군
우주 쓰레기가 언급되기 시작한 시점은 우주 개발이 한창 중이던 1978년입니다. NASA의 과학자인 도널드 케슬러(Donald J. Kessler)가 '케슬러 증후군'을 예언했었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주에 있는 쓰레기는 연쇄적으로 충돌을 일으킬 것이고, 그 결과 지구 주변이 우주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될지도 모른다. 그 결과 인류가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등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현대 문명이 후퇴할 수 있다." 이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09년, 한 사건으로 그의 발언이 재조명됐습니다. 고장이 나 활동이 정지된 채로 지구 저궤도를 떠돌아다니던 러시아의 위성 '코스모스 2251호'가 미국의 위성인 '이리듐 33호'와 충돌하면서 수천 개의 파편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은 우주 쓰레기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이유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충돌로 분해된 우주 쓰레기가 또 다른 물체와 충돌을 일으켜 연쇄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보통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7.8km/s로 날아야 하는데요. 초속 7.8km는 총알의 약 8배 이상 정도 되는 굉장히 빠른 속도입니다. 손톱보다 작은 물체라도 이 정도 속도로 부딪치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인공 물체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되는데요. 이미 우주정거장, 우주 왕복선 엔데버호/챌린저호, 허블 우주 망원경 등이 피해를 받은 바 있습니다. 다행히도 최신 기술이 적용된 인공위성들은 회피 기동을 하고 있어서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을 미리 탐지하고 피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떨어질 뻔한 톈궁 1호
만약 우주를 떠돌고 있던 아주 작은 쓰레기 조각 하나가 지상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략 72kg의 물체가 건물 25층 높이에서 떨어진 것과 비슷한 파괴력을 가진다고 합니다. 톈궁 1호는 중국의 우주 정거장으로 2018년 4월, 지상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추락했습니다. 톈궁 1호의 무게는 무려 8톤이었습니다. 추락 시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는 무게를 고려한다 해도 약 30~40%인 2.5톤 정도가 보존된 채로 추락했는데요. 문제는 추락 예상 지점 중 하나로 한반도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항우연을 주축으로 한 우주 위험 대책반을 만들어 24시간 감시 체계로 톈궁의 위치를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다행히도 톈궁은 추락하기 불과 2분 전 한반도 상공을 관통해 4월 2일 9시 16분에 남태평양에 추락했습니다.
우주 쓰레기 처리 방법
우주 쓰레기와의 크고 작은 충돌을 방지하고자 우주 주요국은 관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주 감시 네트워크(SSN)와 러시아의 우주 감시 시스템(SSS)은 지구 근방의 우주 파편 등을 발견하고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 1. 인공위성 개보수
회생 불가능한 인공위성은 제거하고 고장 난 위성은 수리해 우주쓰레기가 아닌 정상 위성으로 재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구에서 로봇 정비사와 우주 견인차를 보내야 합니다.
- 2. 로봇으로 포획 후 대기권으로 추락
어느 한 민간 기업은 로봇에 그물이나 다리를 달아 우주 쓰레기를 포획 후 대기권으로 추락시켜 태워버리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어렵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점은 아직까지 우주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실질적인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3. 레이저 빗자루
지상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하여 우주 쓰레기의 궤도를 바꿔 지구 대기권에 떨어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궤도 변경 시 다른 쓰레기와의 충돌 가능성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 밖에도 몇가지 방안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사실 어느 특정한 한 가지 방법으로만 우주 쓰레기를 다 제거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계의 노력이 필요한데요. 정부에서는 관련 법 개정과 규제가 필요하며, 기업은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해야 합니다. 학계는 이해 관계자들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하고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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